당구와 볼링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제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던 운동이라는 점이요 ㅎㅎ
이유는... 플레이어는 한 사람, 나머지는 지켜보는 사람이라는 구도를 견디지 못해서입니다. 내가 지켜보는 건 전혀 문제가 없는데, 내가 플레이어가 되는 상황은 재앙이었어요. 가뜩이나 못하는 나를 모두가 쳐다본다니.... 으악.
학부 4학년 때 나에게 호의적인 교수 수업에서조차 발표에 앞서 덜덜 떨어서...
“내가 너를 잡아먹냐?”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죠.
수업 중에 social phobia(지금은 social anxiety disorder: 사회 불안 장애)를 배운 후에 ‘어머나 이건 내 거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정한 사회적 상황에 놓일 때, 특히 주목을 받을 때 불안이 신체 반응으로 주로 나타납니다. 얼굴이 벌개지고 손에 땀이 나고 심장이 얼굴에서 뛰고 ㅎㅎ 덜덜 떨려요.
나름 괜찮은 것처럼 살고 있는 건,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불안, 강박에 상대적으로 관대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이런 사람들은 보통 규칙을 잘 따르고 ‘모범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것도 부끄러움이나 겸손함으로 이해해주니까요.
이렇게 어느 사회에 유리한 혹은 보편적인 증상/장애를 갖고 있으면 비교적 무난하게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약을 먹고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 혼자 조절할 수 있는 정도예요.
약을 먹고 걱정이 줄면 과연 그게 나인가 의심이 들 것 같기도 하고,
치료가 되어 불안이 없어질 게 아니라면 내가 갸를 잘 데리고 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거죠.
나의 성향에 맞는 일을 찾아 하고, 내가 편안한 환경을 찾아 살고,
어쩔 수 없이 대중 앞에 서는 기회가 늘어나면 행동 치료도 하는 셈이고,
끊임없이 나를 다독이는 셀프 인지 치료를 하면서 ^^;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가는 거지,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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